© Kyoungsoo Kim Photograph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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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ence

부재(Absence)

 

모든 사회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또 자연스럽게 생긴 단 하나의 사회가 가족이다. 과거 전통적 의미의 가족은 가부장적 제도의 성격을 지닌 보수적 형태였다. 이러한 가족은 아이들이 아버지에게 종속되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가족은 많은 문제점을 도출해 왔다. 아나키스트의 입장에서는 가족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보기도 한다. 가족 내에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누리게 된 것도 고작 수 십 년 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남성중심 권위주의의 상징이랄 수 있는 호주제가 폐지된 것도 불과 10년도 안 된 2008년이었다.

 

현대의 가족은 양성평등의 확산과 개인 자율화 존중 등으로 개방적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개방화와 함께 대두된 가족의 다양한 형태는 긍정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부정적인 모습도 함께 드러내고 있다. 이혼에 대한 인식이 완화되고 가족의 집단성보다는 개인적 자율권이 중시되면서 가족의 해체가 우려할 만한 문제점이 아닌 당연한 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 모두 구성원으로써 동등하게 여기지면서 예전보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자신의 주장을 더욱 확실히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러면서 아이들과 부모의 의견차이로 인한 갈등이 훨씬 빈번해 지면서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여기에 주말부부나 기러기 아빠와 같은 사회문화적 현상까지 더해짐으로써 가족가치의 상실과 가족의 부재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작품에서는 가족 구성원들이 다중노출을 통해 표현되었다. 그들은 가족의 형식과 형상을 가지고 있으되 가족의 전통적 유대는 상실되고 부재한 상태인 것이다. 한 울타리 안에 공생하는 가족이라는 사회에서 우리는 소외되고, 고립되며 존재조차 상실해가고 있는 것이다. 가족 속에서 느끼는 가족의 부재는 더욱 공허할 수밖에 없다. 가족의 존재가 가족의 부재를 더욱 강하게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Kyoungsoo Kim

Photographer